아이의 독해력 문제집 채점을 하다가 발견한 '알아두면 독해에 도움 되는 관용표현' - 빼도 박도 못하다 입니다. 이야기로 되어 있어서 아이들이 이 표현을 이해하기 쉬울 듯 합니다. 혹시나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공유해봅니다.
* 뿌리 깊은 초등 국어 독해력 6단계 참고함
알아두면 독해에 도움 되는 관용표현
(feat. 빼도 박도 못하다)
"황 고양이씨, 이게 모두 사실입니까?"
아무 옛날, 옥황상제 앞에서 십이지신 재판이 열렸습니다.
가장 처음으로 신이 된 황 고양이씨에 대한 재판이었습니다. 토끼신, 원숭이신, 호랑이신, 용신 등 모두가 숨을 죽인 채 재판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.
"다시 한 번 묻겠습니다. 옥황상제님의 생신 날 왜 오지 않았습니까?"
뱀신이 인상을 쓰고 혀를 낼름거리며 묻자, 황 고양이씨는 고개를 들며 "정말 그건 날짜를잘못 전달 받아서..."하고 노란 눈을 번뜩였습니다.
뱀신이 기다란 목을 좌우로 흔들자 구름 문이 열리고 박 생쥐씨가 등장했습니다. 하얀 이빨을 드러내며 남몰래 웃어보이던 박 생쥐씨는 차분히 말을 시작했습니다.
"황 고양이씨에게 저는 제대로 날짜를 전달했습니다. 그러나 그날 황 고양이씨는 봄의 햇살 아래서 낮잠을 주무셨지요."
황 고양이씨는 꼬리를 번쩍 세우며 "하지만 분명 다음 주라고...!"라며 가르릉거렸지만 박 생쥐씨는 아랑곳 않고 말을 이어갔습니다.
"제가 지금 신이 되고 싶다고 해서 이러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? 옥황상제를 모시는 자리에 저렇게 낮잠이나 자는 황 고양이씨를 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제 충심입니다."
모든 신들이 고개를 끄덕였고, 황 고양이씨는 가르릉거리며 고개를 숙였습니다.
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.
* "빼도 박도 못하다."라는 말은 일이 몹시 난처하게 되어 그대로 계속할 수도, 그만 둘 수도 없다는 뜻입니다. 어떤 일이 생각한 것과 달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경우에도 이 말을 씁니다. 황 고양이씨는 박 생쥐씨의 말만 믿는 신들 앞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랍니다.
"황 고양이의 십이지신 자격을 박탈시키고, 박 생쥐의 충심을 받아들여 십이지신의 자리로 임명한다."
재판관의 망치 소리가 탕탕탕 울려퍼졌습니다. 맞습니다. 이게 바로 십이지신에 고양이신이 없는 이유입니다. 박 생쥐씨 때문에 신의 자리를 빼앗긴 고양이는 여전히 생쥐를 쫓으며 그 날의 복수를 꿈꾼다고 합니다.
※또 다른 관용 표현 : 뛰지도 걷지도 못하다 → 몹시 난처하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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