둘 이상의 낱말이 오래전부터 함께 쓰이면서 본래의 뜻과 다른 뜻을 지니게 된 표현을 '관용어'라고 합니다. 오늘은 '입을 닦다'라는 관용어에 대해 알아봅니다.
*출처: 뿌리깊은 초등국어 독해력/어휘력 참고함
입을 닦다
몰래 맛있는 것을 혼자 먹고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서는 입을 깨끗이 닦을 필요가 있습니다. 마찬가지로 '이익 따위를 혼자 차지하거나 가로채고 시치미를 뗄 때'도 '입을 닦다'라는 표현을 씁니다.
옛날 어느 마을에 한 욕심쟁이가 살았습니다. 욕심쟁이는 마을에서 가장 큰 부자였지만 늘 더 큰 부자가 되길 원했습니다. 게다가 남의 물건이라면 더욱 탐을 냈습니다.
하루는 욕심쟁이가 이웃 마을에 열린 큰 잔치에 가기 위해 일찍부터 집을 나섰는데 길가에 울고 있는 한 아이가 보였습니다.
"얘, 무슨 일로 울고 있는 거니?"
"급하게 심부름을 가다가 돈을 잃어버렸어요."
욕심쟁이가 얼른 주위를 살피니 돌부리 옆에 떨어져 있는 돈이 보였습니다. 욕심쟁이는 생각했습니다.
'재빨리 돈을 주운 뒤 입을 싹 닦으면 아무도 모를 거야.'
욕심쟁이는 아이 몰래 잽싸게 돈을 주워 주머니에 넣고는 다시 가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. 그렇게 길을 가다 개울을 만났는데 웬 선비가 개울 한복판에서 바닥을 더듬고 있었습니다.
"대체 무슨 일이요?"
"한평생 쓰고도 남을 물건을 잃어버려 그것을 찾고 있소이다."
욕심쟁이는 생각했습니다.
'한평생 쓰고도 남을 물건이라면 돈이 가득 든 주머니일 것이 분명해. 저 선비보다 내가 먼저 찾아 몰래 챙기고 입을 닦아야지.'
욕심쟁이는 주머니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것도 모르고 온 개울을 돌아다니며 찾았지만 개울에 덜어진 붓 한 자루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.
"에잇, 여기에 웬 붓이 떨어져 있담?"
그런데 붓을 보자 선비가 기뻐하며 말했습니다.
"찾았다, 내 붓! 정말 감사합니다. 이 붓이 바로 제가 찾던 물건입니다. 저는 붓으로 글을 쓰는 사람입니다. 제 글은 제가 죽어서도 계속 남아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 붓이야말로 한평생 쓰고도 남을 소중한 물건이죠."
한평생 쓰고도 남을 물건이 고작 붓이었다는 사실에 화가 난 욕심쟁이는 씩씩거리다 주머니에 넣어 둔 돈마저 없어졌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.
"아이고, 내 돈! 오늘은 되는 일이 하나도 없네!"
욕심쟁이는 욕심을 부린 것을 후회하며 집으로 터덜터덜 돌아갔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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